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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이야기

<알베르토 자코메티> 작가소개, 작품소개, 개인적 생각

by 장준규 2023. 2.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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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대학교를 다니던 시절에 알베르토 자코메티의 작품들은 이해하기가 정말 어려웠던 작품들이었다. "이것도 작품이야?"라고 생각하면서도 아는 척하면 있어보는 그런 작품이었다. 44살이 되고 이제야 머리로 좀 이해가 되는 것도 같다. 내가 좀 더 나이가 들어 산 날보다 살아갈 날이 적어지면 이 작품을 가슴으로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작가소개

알베르토 자코메티(Alberto Giacometti)는 1901년 스위스 보르고노보에서 예술가 집안에서 태어났다. 제네바의 미술학교와 미술공예학교에서 공부했다. 1921년 판 뫼르소와의 기차여행에서 그의 죽음을 옆에서 지켜보게 되고, 이때 본 '죽음'은 자코메티의 예술철학의 평생의 모티브가 된다. 학교를 졸업하고 1922년 파리로 가서 1930년 로뎅의 조수였던 앙투앙 부르델의 밑에서 공부하게 된다. 이때 큐비즘과 초현실주의에 눈을 뜬다. 1939년 2차 세계대전이 일어나고 스위스로 돌아간다. 그 과정에서 수많은 죽음을 보고 앞으로의 작품에 많은 영향을 끼친다. 1945년 파리로 돌아와 특유의 터치와 인체표현으로 청동주물 작품들을 만든다. 1947년 <코>, <걷는 사람>, <가리키는 사람> 등의 작품을 내놓았다. 1960년대에 들어서면서 자코메티의 건강이 급격히 나빠진다. 1962년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조각 부문 대상을 받았다. 1964-65년까지 '엘리 로타르'를 만나 그를 모델로 400회 가량 작업을 진행하였다. 1965년 런던과 뉴욕에서 회고 전을 갖는다. 1965년부터 병원을 오가다 1966년 스위스의 작업실에서 심장병 발작으로 죽기까지 작업을 계속했다. 알베르토 자코메티가 죽자 조수로 일하던 디에고가 장례준비를 놔두고 작업실로 달려가 그가 하던 작품이 얼지 않도록 하여 주물로 남겼다고 한다.

작품소개

1926년 스푼우먼, 1930년 매달린 공, 1932년 목이 잘린 여인
1932-33년 오전 4시의 궁전, 1934년 큐브

자코메티의 초기 작품들로 큐비즘과 초현실주의 작품들이다.

1947년 코, 걷는 사람, 가리키는 사람

<코>는 사람을 길쭉하고 가늘게 표현하는 시작점이 되는 작품이다. 이 작품의 얼굴은 죽어가는 '판 뫼르소'를 바라 볼 수밖에 없었던 자신의 기억을 모티브로 한 작품이다. 죽음 앞에서의 인간의 고통을 작업에 옮겼다고 한다. 그 뒤부터 인간과 죽음을 모티브로 작업을 한다. 자코메티는 인간은 죽음 앞에서 항상 위태로운 존재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부러질 듯 가늘고 불안한 존재로 표현하였다. 인간의 고통스러운 삶을 녹슬고 부풀어 오른 철과 같이 질감을 표현을 했다.

1950년 숲속의,정사가현,아홉형상 1951년 개

어느 날 지나가던 개를 보고 자신과 닮았다고 느꼈다고 한다.

1960년 서있는여인II, 걷는 남자II

Walking man(걷는 사람)은 자코메티를 나타내는 대표적인 작품이다.

1966년 남자의 두상, 앉아 있는 남자 (로타르)

동생 디에고 덕에 세상에 나올 수 있었던 로타르 시리즈다. 자코메티는 흙으로 원형작업을 하고 동생 디에고가 형의 작품의 후공정인 주물 작업을 하였다. 겨울에 찰흙이 얼었다가 녹으면 점성이 없어져 약간의 터치에도 허물어져 버린다.(대학생 때 경험담) 그래서 겨울에도 흙작업은 상온을 유지해 줘야 한다. 그것을 알았기에 디에고는 형의 마지막 작품을 남기기 위해 작업실로 달려간 것 같다.

개인적 생각

알베르토 자코메티는 인간의 죽음에 대해 생각하였다. 젊은 시절 바로 옆에서 그 어떤 도움도 받지 못하고 죽어가는 판 뫼르소를 지켜본 사건은 그에게 큰 트라우마로 남았을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실존주의 철학자 사르트르와 친해지고 자신이 고민하던 죽음의 존재를 작품 속에 어떻게 녹여낼지 고민하였을 것이다. 전쟁의 참혹함을 옆에서 지켜보며 죽음에 수반되는 고통이야 말로 죽음을 표현하는 원초적인 요소라고 생각한 것 같다. 왜 <코>를 만들었을까? 죽음의 고통을 표현하기 위해 시각, 청각, 후각의 감각으로 증명하려 했던 것 같다. 전쟁으로 죽어가는 사람들을 보면서 죽음을 느꼈을 것이다. 고통에 찬 비명소리와 외상으로 인한 썩어가는 피부, 그리고 인간이 죽어 부패하며 나는 냄새... 이것을 <코>라는 작품을 통해 직접적으로 표현하였다. 그리고 언제 닥쳐올지 모르는 죽음에 대해 위태한 모습으로 인간을, 그리고 사람들을 외롭게 세워 두었다. 자코메티의 작품 속 사람들은 손을 잡지도 끌어안지도 않는다. 그저 외롭게 서 있을 뿐이다. 뫼르소를 돕지 못하고 방치할 수밖에 없었던 자신의 무력함, 그리고 죽음 앞에 인간은 나약한 존재라는 것을 나타내고 있다. 1960년 그의 작품<걷는 사람>은 크게 한걸음을 내딛는다. 죽음을 이야기하던 그는 이제 삶을 증명한다. 시대적 고난으로부터 살겠다는 의지를 보이듯 성큼 앞으로 걸어간다. 죽음이 있어야 생명의 가치가 있듯.. 그리고 앞으로 나가기 위해서는 첫걸음을 내디뎌야 하듯이 상체를 앞으로 한 그 걸음은 강한 의지와 생명이 느껴진다. 마지막 작품 로타르는 자코메티의 작품 중 가장 얼굴이 선명하다. 반면 몸은 녹아내린 듯하다. 마치 문둥병 환자와 같다. 몸이 녹아내린 것일까? 아니면 덩어리 속에서 얼굴이 온전해진 것일까? 나는 후자로 생각한다. 고통 속에서 온전해진 얼굴로 시선은 먼 곳을 향하고 입술은 굳게 다물고 있다. 인류의 희망을 향한 의지가 아니었을까?
자코메티의 작품을 시간순으로 보면 고민이 결론에 도달하는 과정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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