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바도르 달리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게 위에 보이는 웃긴 콧수염을 한 개구쟁이 아저씨였다. 그리고 지금은 '종이의 집'에서 배우들이 '달리가면'을 쓰면서 '종이의 집'이 생각난다. 감독은 달리의 엉뚱하지만 계획된? 아니면 기발한? 그런 이야기를 연출하고 싶었을까?
작가소개
살바도르 달리는 1904년 스페인의 카톨릭 가정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변호사였다. 달리가 태어나기 전 달리의 형이 뇌수막염으로 죽었는데 달리가 그의 환생이라 여겨 죽은 형의 이름을 달리에게 붙여주었다. 1917년 달리의 아버지가 자신이 그린 그림으로 목탄화 전시를 개최한다. 1921년 달리가 17살일 때 어머니가 유방암으로 세상을 떠나자 달리의 아버지는 어머니의 여동생과 재혼한다. 달리는 아버지와 자주 다퉜다고 하는데 그의 아버지 역시 범상치가 않다. 대학시절 달리는 멋쟁이로 유명했다고 한다. 이때 달리는 다다이즘의 영향을 받는다. 1926년 기말고사 부정행위로 퇴학을 당하는데 그 이유가 교내에서 선생을 비판하고 학생들을 선동했다는 것이다. 반면 교수들의 작품평가에 염증을 느끼고 자신을 평가할 자질이 없다고 자퇴한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퇴학 후 달리는 파리에서 자신이 존경하던 피카소를 만난다. 이 시기에 피카소의 영향으로 큐비즘 작품을 그린다. 1927년 지그문트 프로이트의 영향을 받는다. 의사이자 철학자인 그는 정신분석학의 창시자이다. 그리고 인간의 무의식을 최초로 발견한 사람이기도 하다. 달리는 그의 팬임을 자처하고 꿈과 정신세계를 그리는 계기가 된다. 이때부터 달리가 수염을 세우기 시작했다고 한다. 달리는 파시즘을 지지했는데 그런 정치 성향과 빈정거리는 악성 조크 때문에 초현실주의 화가 그룹에서 제명당할 뻔도 하고 피카소와의 사이도 안 좋아진다. 1929년 10살 연상의 유부녀 갈라와 만나게 된다. 달리의 구애로 몰래 연애를 하다가 1934년 갈라는 이혼하고 달리와 결혼한다. 이후 갈라는 달리의 작품에 여러 번 등장한다. 그리고 그녀는 달리의 매니저로 전시일정과 작품판매에도 많이 관여했다고 한다. 다양한 예술 활동을 하던 달리는 1980년 76세에 중풍이 와 수전증으로 붓을 잡기 힘들게 된다. 이후 갈라의 불륜과 그로 인한 달리의 폭행, 그런 달리를 진정시키기 위한 약물과 마약투여 그리고 1982년 갈라가 죽고 삶의 의지를 잃게 된다. 1989년 84세의 나이에 심장병으로 사망한다.
작품소개
초현실주의 작업을 하기 전 다양한 작가의 화풍을 따라한 것이 보인다. 많은 작가들이 학창 시절 자신만의 스타일을 찾아가는 과정과 비슷하다.
지그문트 프로이트의 영향을 받아 초현실적인 작업들이 시작됨을 알 수 있다.
1929년 부터 우리가 잘 아는 그림의 화풍이 나오기 시작한다.
가장 잘 알려진 흘러내리는 시계가 그려진 그림이다. 더운 날씨에 흘러내리는 치즈를 보며 느리게 흐르는 시간을 생각하며 그렸다고 하는데 초현실주의는 무의식의 세계인 꿈을 그림으로 표현한 것으로 개념 미술과는 다르게 그림을 완벽하게 설명할 수는 없다. 꿈에서는 이상함을 못 느끼지만 잠에서 깨면 말이 안 됨을 인식하듯 설명보다는 의식의 자유로움을 그대로 그려낸 것이라고 보는 게 옳다. 이때 달리가 자신만의 초현실적 그림을 그리는 방법을 생각해 낸다. 쉽게 말하면 사물을 계속 바라보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착시나 환각을 느끼는데 그것을 내면의 잠재적인 욕구와 함께 구체화시켜 그림에 담아내는 것이다. 이것을 달리는 '편집광적 비판'이라고 불렀다. 그래서 그런지 달리의 작품을 감상하는 데는 제목과 그림 속 오브제들을 잘 관찰하면 그래도 무엇을 이야기하려 했는지 대충 그려진다.
1945년 일본에 원자폭탄이 떨어지고 원자론에 영향을 받은 달리는 모든 원자는 서로 겹쳐질 수 없다는 속성을 자신의 그림에 표현한 것이다.
개인적 생각
살바도르 달리는 어떤 사람인가? 어딜 가든 괴기스러운 행동을 하고 사람들 앞에서 열정적으로 자신의 독특함을 표현한다. 멋쟁이 이면서도 독특한 콧수염을 하고 특이한 의상을 입고 사람들의 시선을 즐긴다. 남들이 싫어할 발언도 서슴지 않으며 자존감도 굉장히 높아 보인다. 하지만 그의 내면도 그랬을까? 달리는 사람들이 많을 때는 말도 많고 활기찬 모습을 하지만 사람들이 없을 때는 조용하고 내성적인 사람으로 변한다고 하였다. 그의 그림들의 톤과 색상들을 보면 차분하고 부드러운 것을 알 수 있다. 강한 색상을 써도 차분하고 정리된 색상을 느낄 수 있다. 맘대로 행동하고 붓이 가는 데로 그릴 것 같지만 '편집광적 비판'이라는 자신의 기법 자체도 자신만의 체계를 갖추고 있다. 그의 그림을 보다보면 굉장히 계획적이고 설명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원자론을 가미한 작품들은 너무나도 설명적이고 규칙적인 배열을 하고 있다. 그의 자유분방함은 약해 보이지 않으려는 방어기제가 아니었을까? 스스로 천재라고 말하며 우월하게 드러냈지만 어린 시절 죽은 형을 대신한 삶, 개미가 붙은 썩은 박쥐를 먹고 개미를 무서워하게 된 사건, 성병 포스터를 보고 충격받아 여성을 보고 발기가 되지 않았던 점. 그래서 달리는 관음과 자위로 성적 욕구를 풀었다고 한다. 그의 부인 갈라를 사랑했지만 갈라가 계속 불륜의 관계를 가지도록 방관한 이유이기도 하다. 달리는 자녀도 갖지 못했다. 이런 사람의 내면이 온전하지는 않았을 것 같다. 그리고 달리 스스로도 자신의 작품이 초현실적인 그림을 그리지만 이성적이고 설명적인 부분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괴기한 행동으로 스스로를 초현실적인 사람으로 포장한 면이 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1980년 갈라의 불륜을 당당하게 방치하던 그가 참지 못하고 폭력을 행한 것을 봐도 이전까지의 행동이 진심은 아니었던 것 같다. 달리는 갈라만 사랑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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